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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4.

잡설 2012/01/25 00:15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는 것은 자기 노동을 제공하고 시간을 파는 것이다.
그들은 하루 일주 일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은 오직 회사의 기획에 안에서만 확인될 수 있게된다.
일년 계획 반기 분기 실적 보고..

백수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무얼 할지부터 스스로 결정해야한다.
그것은 온전히 자기에 맡겨진 짐이기도 하다.
보통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매일 저녁이 되기만 하면 자기를 반성해야만 한다.

대신 백수는 계절의 변화와 같이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된다.

드디어 201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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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4.  (0) 2012/01/25
Posted by 아물
(아래 글을 적을 때만 해도, 뭔가 거창한 프로젝트를 밀고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속절없이 시간이 지나고, 2011년, 설날도 지나고..)

작년 7, 8월 열명이 넘는 분들을 알게모르게 찾아뵙고 작업을 했던 것들을
소중하게 모아두고는 있으나, 결국 아무것도 엮어내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이 보잘것없고 누추한 홈피에 가끔이라도 찾아왔을 인터뷰이들에게
저의 게으름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2012년 3월 이후에 작업을 어떤 형태로든 이어나갈 것임은 스스로 다짐하고,
약속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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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물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

이십대 후반에서 삽십대 초반을 통과하는 우리들 중에 가장 불행한 사람은 누구일까?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직업을 갖지 못한 채 부박한 일상을 보내는 백수들는 정말 불행한 것일까? 이를테면, 노량진 학원가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공시족들이나 아침이 되면 외출할 곳을 찾지 못한 채 자기 방안에 갇혀버린 캥거루족들, 그도 아니면 편의점이나 주유소, 조금 나은 경우에는 학원가에서 저임금 노동을 강요받는, 88만원 세대로 불리우는 워킹푸어들은 어떤가? 적어도 이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 불행한 그룹들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자들, 넉넉한 연봉을 받고 비교적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정규직 취업자들은 그렇다고 마냥 행복한 것일까? 개인적인 경험으로나 주위의 친구들을 살펴봤을 때,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회사를 다녀도 불행이요,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불행이라면, 이것은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이쯤에서 나의 의심은 시작되었다. 또래의 많은 이들이 그렇게 바라마지 않던 정규직 화이트칼라가 되었는데도 많은 이들은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 이유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매일 출근길에 시달리는 지옥철, 회사 내에서의 장시간 노동, 상사의 지나친 통제, 일과 시간 외의 지나치게 잦은 술자리, 꿈이 점점 엷어지는 샐러리맨 생활 자체, 9 to 6에 포박당한 자유가 없는 삶 등 사소한 이유부터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것까지 화이트칼라들의 고민은 다양하다. 하지만, 경험적 진실은 한국 사회에서 거의 대부분의 화이트칼라들이 아주 힘든 일상을 겨우겨우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연봉을 많이 받든 아니든, 대기업이든 아니든, 정규직이든 아니든, 모두들 일상이 힘들다고 한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부터 그렇게 되고 싶었던 ‘회사원’인데,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단순히 비관할 뿐만 아니라, ‘백수시절이 더 좋았다’고도 말하는 지경이다.

부모와 친구들이 보기에 아무리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화이트칼라 개개인이 매달 20일 월급을 받기 위해 묵묵히 한 달의 노동을 해나가는 과정은 그의 초라한 내면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고난의 디테일로 채워진다.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내뱉는 ‘회사를 때려치우고야 말겠다’는 일성은 처연하고 감동적이긴 한데 너무 반복적이어서 이제는 진부하다. 나는 그 화이트칼라들이 다시 술에 반쯤 절은 채 출근하는 일상과, 때려치우고야 말겠다는 그 의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반복의 절망을 한번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데에서 우리들의 ‘지겨운 불행’을 드러내보고 싶었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반백수의 대학원생이 되었지만, 한국의 충성-샐러리맨으로 대기업을 다니던 시절부터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하루를 사는가’를 고민했었고, 주위에 행복한 친구들을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발견하지 못했던 물음을 제대로 던져보고 싶다. 그 위에서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몇 명의 친구들과 인터뷰를 마친 지금, 그들은 어색하지만 충실하게 자기만의 이야기를 녹음기 위로 쏟아냈고, 때로는 중언부언하기도 하고, 무엇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지, 그만 두었을 때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오히려 되묻기도 하고, 이야기 도중에 오히려 자신의 샐러리맨으로서의 처지를 긍정하는 순간을 맞기도 했던 것 같다. 평범한 친구들을 인터뷰하는 것이다 보니, 어찌보면 이야기는 한낱 진부한 플롯을 가진 반복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회사를 억지로 다니거나, 그러다가 그만둔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떨어지는 상사의 불호령과 시시각각 압박을 가해오는 프로젝트의 마감 기일, 원하지 않는 사람과의 점심 식사 때 지어줘야 하는 거짓 웃음, 그리고 퇴근을 하고도 바로 집에 가지 못하고 끌려나오는 술자리와 같이 온갖 억압과 부자유를 하루하루 견디는 우리의 일상을 과연 누가 진부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 지겨운 불행은 이야기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용감하지만 어설픈 이 인터뷰는 나름의 적실성을 갖고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 류의 자기계발서가 넘쳐나고는 있지만, 이상하게도 진짜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 이유에서, 그리고 우리들의 지겨운 불행이 말해지는 순간이야말로 지금 여기에서의 진실이 아닐까 하는 물음에서 그 적실성은 확보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인터뷰의 목표는 한국 사회에서 화이트칼라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회사 생활을 하는지, 되도록 그 일상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고민이 세부적으로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몇 번의 작업을 통해 보건대, 고민을 세부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인터뷰이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인터뷰만을 통해서 그 구체성을 확보하는 일은, 완전한 아마추어인 나로서 힘에 버거운 일이었다. 앞으로 인터뷰가 좀 더 치밀하게 기획되어야 하고, 일관된 주제 하에서 행해져야 함을 절감한다. 또한, 내가 어떤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럴만한 능력도 없고, 오히려 던져지는 질문들은 출구 없는 방에서의 물음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히려 염려되는 것은 그나마 먹고 살만한 이들의 치기어린 하소연이라는 비아냥을 듣거나 인터뷰이들의 진지한 고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과제들은 온전히 인터뷰어의 몫인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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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물